2011.08.07
날씨도 심상치 않고 사실 갈 데도 마땅치 않아 이번 주는 캠핑을 한 주 쉬기로 합니다..
극성수기를 맞아 갈 곳 없는 캠퍼의 시름은 깊어만 가네요..ㅠ.ㅠ;;
캠핑을 안 나가는 휴일을 이용하여
지리산 자락 탐사에 나서 봅니다..
조만간 시골로 들어가 살고 싶은 작은 소망이 있눈데..
내년 안에는 어디로 들어갈지 결정해야 하기 땜시로
시간날 때 이렇게 여기저기 둘러보곤 한답니다..^^
삼꾸러기 형님이 오늘 근무하신다길래 잠시 들러보기도 하고..
(먼저 들어가 살고 계신 삼형님의 말씀이라 여러모로 도움이 많이 되네요..ㅋㅋ)
구례에 장사 잘 될만한 자리도 찾아보기도 하고..
악양 쪽은 살기 좋을라나 함 둘러보기도 하고...
비바람 몰아치는 가운데 참 많이도 돌아다녔네요..
집에 오는 길에 구례의 많은 명소들 중 하나인 운조루에 들렀습니다.
아무래도 집 보러 다니다 보니 집에 관심이 더 간 것인지...ㅋㅋ
운조루는 1776년 조선 영조 때 지은 집이라 합니다..
상당히 오래된 집이네요..
전형적인 조선시대의 양반가옥입니다..
솟을 대문과 행랑채가 늘어선 것이 벌써 딱 무게 있게 느껴집니다..ㅋㅋ
집 앞에는 이렇게 자그마한 연못이 있습니다..
연꽃이 피어 있음 참 예쁘겠다 싶습니다..
이렇게 건널 수 있는 자그마한 솔섬도 있구요..
솔섬하니 집에서 놀고 있는 솔이 생각이 나네요..
7살 밖에 안 되었눈데..벌써 커버린 건지....
같이 가자고 하니 엄마 아빠 둘만 갔다 오랍니다.. ㅠ.ㅠ;;
첨 있는 일이라 당황스럽더군요....ㅋㅋ
대문으로 들어가니 사랑채가 떡 하니 자리잡고 있네요..
기단을 높이 쌓고 마루도 높이 두어 권위를 나타낸 것이 양반 가옥 사랑채의 특징이랍니다...
밑에 소개드릴 곡전재에서는 이런 형태가 없는 것이 상당히 비교되는 부분이지요..
왼편으로 널따란 대청마루가 정말 시원합니다..
ㄱ자 형식의 큰 사랑채로 작은 사랑채 쪽입니다..
워낙에 비바람이 몰아쳐서리....
안채입니다.
장독대를 안채 뜰에 두었군요..
정면 왼편에 부엌인 듯 한데 2층으로 나뉘어 있는 것도 특이하게 보입니다..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이면 더욱 시골에 들어가
자연과 더불어 살고픈 마음이 유독 들곤 하는데.....
여기 오니 왜 그런지 문득 알아지더군요..
어릴 때 살았던 외할머니 댁이 한옥이었는데 비오는 날이면 마루에 앉아 처마를 바라보곤 했었지요..
내 맘 속에 항상 그 장면이 남아 있기 때문인 것 같네요..
뒷뜰입니다..
부엌의 모습이네요..
이 항아리 안엔 뭐가 들어 있을까요?
지금도 사용하시는지 궁금하네요..
오른쪽의 쌀통은 끼니를 굶는 사람들이 한끼 먹을 쌀을
자유로이 가져갈 수 있게 만든 것이랍니다..
남한의 3대 길지중 하나가 이곳이라는데..
이런 넉넉한 마음 씀씀이가 있어 명당에 집을 짓고 살 수 있지 않나 싶네요..
운조루는 도연명의 귀거래사에서 따온 이름이라 합니다..
말난 김에 집에 돌아와 함 찾아 읽어보니..
가슴을 울리는 명문장이라...
좀 길지만 소개해 볼까 합니다..
歸去來兮 돌아가리라!
田園將蕪胡不歸 전원이 황폐해 지려는데 어찌 아니 돌아가리.
旣自以心爲形役 이미 스스로 마음이 몸의 부리는 바가 되었거니,
奚惆悵而獨悲 무엇이 서러워 홀로 슬퍼하고 있으리.
悟已往之不諫 이미 지난 것은 탓 할 수 없음을 깨달았으니,
知來者之可追 앞일을 쫓아감이 옳은 것임을 알도다.
實迷途其未遠 사실 길은 어긋났으나 그리 멀어진 건 아니니,
覺今是而昨非 지금이 바른 길이며 지난날이 틀렸음을 깨달았도다.
舟遙遙以輕颺 배는 흔들흔들 가볍게 떠서가고,
風飄飄而吹衣 바람은 산들산들 옷자락을 날리누나.
問征夫以前路 지나는 이에게 앞길을 물어서 가니,
恨晨光之熹微 새벽빛이 희미한 것이 한스럽기만 하다.
乃瞻衡宇 드디어 집이 멀리 바라다 보이니,
載欣載奔 기쁜 마음에 뛰어서 가네.
童僕歡迎 머슴아이 반가이 맞이하고,
稚子候門 어린 아이들 문 앞에 기다리고 있네.
三徑就荒 세 갈래 오솔길은 잡초에 묻혔어도,
松菊猶存 소나무와 국화는 그대로 남아 있네.
携幼入室 어린 놈 데리고 방으로 들어서니,
有酒盈樽 술항아리 가득히 술이 채워져 있네.
引壺觴以自酌 술병과 잔 가져다가 혼자 따라 마시며,
眄庭柯以怡顔 뜰 안 나무 가지를 바라보며 기쁜 얼굴을 하네.
倚南窗以寄傲 남쪽 창에 기대어 거만을 떨어보니,
審容膝之易安 작디작은 방이지만 편안함을 느끼도다.
園日涉以成趣 정원을 매일 거닐어 정취가 생겨나고,
門雖設而常關 문은 달려 있으나 늘 닫아 두고 있네.
策扶老以流憩 지팡이 짚고 이리저리 거닐다 쉬기도 하고,
時矯首而遐觀 때로는 고개 들어 멀리 바라본다.
雲無心以出岫 구름은 무심히 골짝에서 피어오르고,
鳥倦飛而知還 새도 날다 지치면 돌아올 줄을 아네.
景翳翳以將入 해도 뉘엿뉘엿 넘어가려 하는데,
撫孤松而盤桓 외로운 소나무 어루만지며 자리 뜰 줄 모르네.
歸去來兮 돌아왔도다!
請息交以絶遊 사귐도 그만두고 어울림도 끊으리라.
世與我而相違 세상과 나는 서로 어긋나기만 하니,
復駕言兮焉求 다시 벼슬길 올라서 무엇을 얻겠는가.
悅親戚之情話 친척들과 정담을 즐기고,
樂琴書以消憂 거문고와 서책을 즐기며 근심을 삭이리.
農人告余以春及 농부가 나에게 봄이 왔음을 알려주니,
將有事於西疇 서쪽 밭에 나가서 할 일이 있겠구나.
或命巾車 때로는 천막을 두른 수레를 몰기도 하고,
或棹孤舟 때로는 외로운 나룻배 노를 저었다.
旣窈窕以尋壑 이윽고 깊고 깊은 골짝을 찾아가고,
亦崎嶇而經丘 또한 험하고 가파른 언덕길도 지났다네.
木欣欣以向榮 나무들은 무성하게 가지를 뻗고,
泉涓涓而始流 샘물은 졸졸 흘러내린다.
善萬物之得時 만물이 제철을 만나 보기가 좋건마는,
感吾生之行休 나의 삶 가다 멈출 생각에 가슴이 벅차구나.
已矣乎 아서라!
寓形宇內復幾時 세상에 머물 날이 다시 얼마이랴!
曷不委心任去留 마음을 어찌, 가고 머무는 순리에 맡기지 아니하랴!
胡爲乎遑遑欲何之 어디로 가려고 그리 서두르는가?
富貴非吾願 부귀는 내가 바라던 바도 아니었고,
帝鄕不可期 하늘나라는 기약할 수 없는 일.
懷良辰以孤往 날씨 좋다 싶으면 홀로 나가 거닐다,
或植杖而耘자 가끔 지팡이 세워 두고 김매고 북돋우네.
登東皐以舒嘯 언덕에 올라가서 노랫가락 읊조리고,
臨淸流而賦詩 맑은 시냇가에 나와 시도 지어보네.
聊乘化以歸盡 오로지 자연의 조화에 따르다 돌아가고 마는 것을,
樂夫天命復奚疑 천명을 누렸으면 그만이지, 더 무엇 의심하리.
시골에 살만한 곳을 찾으러 여기에 왔더니..
귀거래사에서 이름을 따온 집이 있었다니..
그래서 더더욱 마음에 와닿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기나긴 길이라 읽기에 지루하시진 않으셨는지..
어디를 둘러보아도 넉넉하고 여유있는 모습입니다..
사랑채에 앉아 밖을 내다보면 더더욱 장관이지요..
멀리 물결치듯 넘실거리는 산봉우리들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앞뜰과 뒷뜰이 이렇게 통해 있으니 얼매나 시원한지....ㅋㅋ
보는 눈만 없다면 마루에 누워 한숨 자고 가고 싶을 정도로..
편안하고 좋네요..
대갓집 마님 같나요? ㅋㅋ
한옥의 정취를 그윽히 감상하시다 제 사진에 다소 놀래지는 않으셨는지...ㅋㅋ
딱 붙어 떨어지지 않는 엉덩이를 초인적인 힘으로 떼어내고서..
이만 길을 나섭니다..
운조루 아래쪽으로 곡전재라는 집이 있습니다...
1929년 지은 집이라는데 사랑채, 안채가 모두 "ㅡ"자 형식이고
일제시대 부농의 민가형식으로 되어 있다 설명되어 있네요..
대문이 독특하네요..
대문 위에 다락 같은 곳이 있는 듯...
운조루에 비하여 기단이 그리 높지 않네요...
위엄보다는 편안함, 격식보다는 실용성을 택한 듯 합니다..
정원이며 여기저기 너무 예쁘게 꾸며져 있어서
참 눈이 즐거웠습니다..
사랑의 누각도 참 시원하고..
운조루의 누각에 비하면 약간 답답한 듯 하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아늑한 느낌이 더 드는 것 같네요..
옆으로는 세상에나! 연못도 있군요...
감탄스럽습니다.
여기 나란히 앉아서 오순도순 이야기 하면 좋을 듯 합니다..
기와지붕이 무척 화려하네요..
그렇지만 요란스럽지 않은 느낌입니다..
여기가 안뜰입니다..
투호놀이랑 널뛰기도 있군요..
오늘 하루 정말 비 마니 옵니다..
비오는 날이라 한옥의 정취가 더 크게 다가오는 듯 합니다..
안채로 통하는 문에서 대문간을 바라보는 모습입니다..
운조루와 이곳 곡전재는 고택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하룻밤 머물면서 고택의 운치를 느껴보고 싶은 분들은 함 신청해 보시지요..^^
대문이 무척 웅장한 느낌이지요?
담벼락도 무척 높더군요..
무슨 풍수지리상의 이유에서 그랬다고 하는데..
자세한 내용은 잘 기억이 안 나네요..ㅡ.ㅡ;;
잠시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해 봅니다..
내 깊은 방황을 변함없이 따뜻한 눈으로 지켜봐주는 울 마눌님이십니다..^^*
집이 넘 예뻐서 삼락뿐만 아니라 오만복락을 누릴 수 있을 듯 합니다...ㅋㅋ
멋들어진 소나무 한 그루가 마지막에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옛고택을 둘러보니 마음엔 더욱 부황기가 드네요..ㅋㅋ
분수껏 소박하게 집 짓고 살아야 할 터인데...ㅋㅋ
그래도 돌아오는 길에 "우리도 한번 잘살아보세" 구호 함 외치고
귀농의 의지를 더욱 불살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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