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그리고 여행

[제주캠핑 다섯째날] 한라산의 품에 안기다..

rlatls0428 2011. 6. 15. 13:40

 

제주 여행의 다섯째날이네요..

오늘은 게스트하우스에서 짐을 빼서 한라산에 올랐습니다.

오늘부턴 다시 캠핑 시작이지요..

 

 

솔이를 데리고 갈 수 있는 곳을 고민하다가

비록 정상까지 갈 수는 없지만

경치가 수려한 영실코스를 택했습니다.

 

 

제주 사는 친구는 아이 데리고 조금 무리일거다 했지만

가는 데까지 가 보고 안 되면 내려오리라 맘 먹고

영실코스로 향했습니다.

 

 

영실매표소에서 2.5km 더 올라간 곳에 위치한 영실휴게소입니다.

12인승 이하 차량만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고

그 이상은 영실매표소에 주차하고 걸어 올라와야만 합니다.

 

 

대략 오늘 올라갈 코스를 점검해 봅니다.

 

 

영실코스의 첫 코스는 평탄한 솔숲길입니다.

 

 

출발과 더불어 가족 모두 화이팅을 외쳐 봅니다.

 

 

한라산의 숲은 울창하기 그지 없습니다.

 

 

맑은 공기에 취해 절로 흥이 납니다.

 

 

이제부터 영실코스의 시련이 시작되는 시기이지요...

급경사의 무한 돌계단길입니다...ㅋㅋ

 

 

어느 정도 올라오니 영실기암이라 하는 오백장군바위가 나오네요..

다른 덴 안 가봤지만 영실코스가 경관이 빼어난 곳이라 합니다.

 

 

인증샷을 빼 놓을 수 없지요..

 

 

푸르른 신록과 어우러진 기암절벽에 감탄성을 토해 냅니다.

 

 

오백장정들이 굶주리다 어머니를 끓인 죽을 먹은 것을 나중에 알고

슬피 울다 돌이 되었다는 슬픈 전설이 있는 곳이지요..

아름다운 경치에 이토록 슬픈 전설이 깃든 사연이 무엇일까 조금 궁금해지네요.. 

 

 

뙤약볕 구간이라 솔이가 좀 힘들어 합니다..

 

 

육지는 철쭉철이 벌써 지났는데

여긴 철쭉이 한창입니다.

더 올라가면 꽃몽오리만 있고 아직 개화하지 않은 꽃들도 많더군요..

 

 

계속되는 오르막에, 뙤약볕에 조금 지쳐 보이지만

기특하게 잘 올라가는 솔이입니다.

 

 

제주도에 엄청나게 많이 서식하는 까마귀입니다.

 

 

붉은 꽃, 초록빛 풀과 나무들, 그리고 절벽이 어울려

아름다운 경치를 만들어 주네요..

 

 

마치 험한 산 위에 요새를 쌓은 듯한 장엄한 모습입니다.

 

 

저 오름 너머 어디메 정상이 있을 터인데..

안개가 조금 있어 시계가 그리 넓지는 못합니다.

 

 

비슷비슷한 경치가 이어지지만

높이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기 때문에

한번씩 다리 쉼할 때마다 둘러보는 조망이 늘 새롭게 느껴집니다.

 

 

맑은 날은 정말 전망이 시원할 듯 합니다.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나무들의 키가 작아집니다.

아스라히 보이는 오름의 능선들이 마치 나를 부르는 듯 느껴져

공연히 가슴이 뛰며 설레입니다.

 

 

사실 마눌님이 아니었으면 제 귀차니즘으로는 다양한 여행이나 체험을 시도하진 못했을 겁니다..ㅋㅋ

 

 

솔이를 조금 업어주었더니 길가는 사람마다 붙들고 이제까지 스스로 올라오다

이제야 업힌 거라고 계속 강변하네요..

자신의 준거점을 높게 설정하는 제 나쁜 버릇을 닮은 것 같아 조금 걱정입니다.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잘 받아 들여야 다른 사람도 잘 받아 들일 수 있을 텐데 말이죠...

하긴 부모 맘이란게 별게 다 걱정이긴 하지요..ㅋㅋㅋ

 

 

좌우간 지금은 이런 저런 생각일랑 부질없는 것이고

그저 열심히 산을 올라가야겠죠..^^ 

 

 

그래도 조금 경사가 완만해지고 있습니다.

 

 

주목나무 군락이 눈에 띄기 시작합니다..

 

 

식생의 변화가 느껴지면 바로 또 풍경이 바뀌네요..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라는 주목나무..

 

 

높은 산에 올라야만 구경할 수 있는 나무라 더 눈길을 끕니다.

 

 

이제 완만한 관목 숲 지대입니다.

 

 

키 작은 나무와 덤불, 그리고 돌길..

너무 아기자기한 느낌이어서

인공적인 정원에 와 있는 착각마저 드네요..

 

 

좀 비싼 한정식집 후원에나 있을 법한 그런 풍경입니다.

 

 

그늘이 많지 않아 쉴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만..

 

 

때로는 아주 조그맣게 자리잡은 그늘에서 다리쉼을 해가며

쉬엄쉬엄 올라갑니다.

 

 

이 곳은 고산습지가 있어 도룡뇽 등 양서류가 많이 산답니다.

그래서인지 양치식물도 눈에 많이 띄네요..

작은 나무들만 있어 그늘이 많지 않음에도 축축한 느낌이 듭니다.  

 

 

드디어 평탄한 나무데크 길이 나왔습니다.

여기서부터 윗세오름 대피소까지 쭉 이런 길이지요..

 

 

야트막해 보이는 구릉 사이로(그래도 1600m가 넘는 곳이긴 하지만..ㅋㅋ) 

넓은 평지가 펼쳐져 있습니다.

 

 

한라산엔 조릿대가 정말 많습니다.

갈색으로 보이는 부분은 다 조릿대 밭입니다.

 

 

평탄한 데크 길이 이어지는데다 안개가 햇빛을 가려주어

솔이 얼굴에도 이제 좀 생기가 도네요..^^

 

 

오랜만에 평탄한 길이니 솔이 체력 안배 차원에서

무등 모드 들어갑니다..ㅋ

저 이번 제주 여행을 계기로 다리통이 무척 두꺼워 졌습니다..ㅎㅎ

 

 

마니 돌아다니니까 배가 좀 들어가지 않았나요? ㅋㅋ

(반대의견이나 댓글은 용납하지 않겠음...)

 

 

제법 긴 길입니다.

대피소까진 아직 꽤 남아 있지요..

 

 

산 속에 이렇게 드넓은 초원이 있다니...

가슴이 뻥~ 뚫리네요..

 

 

안개만 아니라면 더 멀리까지 보였겠지요?

더불어 안개가 아니라면 좀 더 힘들었겠지요...ㅋㅋ

 

 

굽이 굽이 잘도 돈다~~

산길 따라 잘도 돈다~~

가락이 흥얼흥얼~~ ㅋㅋ

 

 

이제 노루샘 근처까지 왔네요..

이 근처에 샘이 하나 있는데 샘물이 정말 차가워서 좋았습니다.

 

 

샘터에서 잠시 쉬고 난 후..

 

 

길가에 핀 야생화도 한 번 살펴보고..

 

 

드뎌 해발 1700m 윗세오름에 도착했습니다.

멀리 보이는 것이 백록담 남벽입니다.

시간이 마니 지나서 이미 돈내코 코스는 폐쇄되었네요..

 

 

여기 오면 누구나 먹는다는 컵라면...

저도 먹어 보니 왜 먹는지 알겠습니다.

사실 전 컵라면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ㅋㅋ

제가 먹어본 컵라면 중 가장 맛있었다 감히 자부합니다...^^

솔이를 보니 금방이라도 컵라면 그릇에 다이빙할 기세네요..

솔이도 한 그릇 다 먹었어요..

여기서 라면 사 먹으면 라면 용기는 가지고 내려오셔야 합니다.

쓰레기통이 없어요..

불평하지 마시고 잘 싸 가지고 내려오시기 바랍니다..^0^

 

 

저 절벽을 기어 올라가면 백록담이 나오겠지요..

솔이가 좀 더 크면 백록담까지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영실은 너무 경사가 가파른 것 같아서

내려올 때는 어리목코스를 따라 왔습니다.

 

 

어린이는 어리목코스라더니..

경사가 많이 완만합니다.

근데 길이가 더 길어서 시간은 더 걸리지요..

뭐가 좋은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컵라면 먹고 힘이 났는지 솔이도 잘 내려 갑니다.

 

 

여기도 한참동안 데크 길입니다.

데크가 없다면 아마 대략 1.5배의 시간은 더 들었을 것 같습니다.

 

 

영실코스와는 다른 풍경들이 펼쳐지니 또 좋네요..

 

 

솔이 엄마는 알프스 같다고 합니다만..

전 알프스를 가 본 적이 없어서..ㅋㅋ

한라산 같기만 합니다.^^

 

 

끝없이 이어질 듯한 길들..

길 가는 사람들이 길을 좋아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전 웬지 이런 풍경이 굉장히 마음에 와 닿는 것 같습니다.

 

 

점점 멀어지는 백록담..

담엔 꼭 들러볼께요..

 

 

저만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한라산은 뭔지 모르게 어머니를 연상시키는 듯 합니다.

단순한 제 머리 속에 "백두산=아버지 & 한라산=어머니" 라는

공식이 알게 모르게 심어져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설문대 할망 전설도 그렇고 저에겐 한라산 뿐만 아니라

제주도 전체가 어쩐지 여성적으로 느껴집니다.

 

 

솔이가 오랜만에 제대로 포즈를 잡아 주네요...ㅋㅋ

 

 

한 사람 두 사람 저희 일행을 앞질러 가는 사람들이 있더니..

언제부턴가 아무도 앞질러 가는 사람이 없네요..

저희가 조금 늦었나 봅니다.

 

 

부지런히 발을 놀려 저희도 하산을 서두릅니다만..

 

 

왜 이리 눈을 잡아 끄는 것들이 많은지...

 

 

발걸음이 더디기만 하네요...ㅋㅋ

 

 

안개가 산등성이를 덮습니다.

 

 

내려오는 내내 날이 흐렸답니다.

 

 

너무 늦는 것 같기도 하고 예상대로 솔이가 내리막 돌길을 힘들어 해서 

시간도 줄일 겸 솔이를 좀 많이 업고 내려왔더니..

약 1.5km 남은 구간에서 저도 다리가 풀려서 솔이를 업질 못하겠더군요.. 

 

 

그 때 마치 철이가 위기에 처해 있을 때 나타나는 은하철도 999처럼

모노레일 한 대가 내려오더니

친절하게도 태워 주시는 것이었습니다..^0^

무게를 많이 못 견딜 듯 하여 솔이랑 솔이 엄마만 태워서 먼저 보냈습니다.

솔이 업어 주고 전 나머지 일정 모두..

사실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까지 절둑거리고 다녔습니다..ㅋㅋㅋ

나중에 솔이한테, "솔아, 정말 다행이었지?" 했더니,

"아빠한테 다행이었죠.." 하더군요..ㅋㅋ

영악한 넘.. ㅡ.ㅡ;;

그래도 거의 대여섯시간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잘 따라와 준 아들이 무척 대견합니다.

어느새 많이 컸어요..ㅋㅋ

 

 

어리목으로 내려와서 영실에 세워 놓은 차를 찾기 위해

택시를 탔습니다.

약 20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오늘은 서귀포 자연휴양림에서 야영을 하기로 계획했었습니다.

그러나 서귀포 자연휴양림은 고산지역이라 우천시 낙뢰 때문에 무조건 철수해야 한다는군요..

주말에 비 예보가 있어 좀 망설여지긴 했지만 하루라도 묵고 가려는 순간,

데크 이외에는 텐트를 치지 말라 하시네요..ㅠ.ㅠ

뱀 때문에 데크 이외에는 텐트를 못 치게 되어 있답니다..ㅠ.ㅠ

 

 

눈물을 머금고 뒤돌아서서 삼무야영장으로 향했습니다.

삼무야영장은 폐교를 이용한 사설야영장인데

잔듸도 잘 자라 있고 온수샤워장도 있어 결과적으로는 만족하였습니다.

그리고 금욜 토욜 온다던 비가 이날 저녁부터 내리기 시작하더군요..

 

 

비온다길래 간만에 창문도 달았습니다.

 

 

왼쪽의 텃밭은 야영장에서 가꾸시는 텃밭인데

무농약이라며 먹고 싶은 대로 따다 먹으라 하셔서

깻잎이며 상추, 배추 등을 따다가 아주 잘 먹었습니다.

향이 너무너무 좋더군요..

지면을 빌어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요렇게 생긴 야영장입니다.

평일이라 저희 빼고 한 팀입니다.

가운데 텐트는 짱박기용인 듯 합니다..

 

 

광각이라 좀 넓어 보이지만 그렇게 넓은 편은 아닙니다.

그래도 이삼십동은 가능할 듯 합니다.

도로변 쪽은 차량통행이 많아서 조금 시끄러울 듯 합니다.

화장실, 샤워장, 개수대 모두 깨끗하더군요..

또 사방에 나무로 둘러 쌓여 있어 비교적 바람의 영향을 덜 받는 듯 합니다.

 

 

담날 아침 눈을 떠 보니 비가 내리고 있더군요..

 

 

주룩주룩 잘도 옵니다.

 

 

빨래가 잘 마를려나.....

 

 

이상으로 다섯째날 후기를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