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그리고 여행

[하동 평사리공원]섬진강과 함께 흐르다..

rlatls0428 2011. 2. 14. 17:56

 

2011. 02. 12 ~ 02. 13

 

저번 주 2박3일도 처음으로 한번 달렸으니 이번 한 주 쉬어볼까 하다가 갑자기, 문득, 홀연히.....

섬진강이 몹시 보고 싶어지더군요...

하얀 백사장과 굽이치는 강줄기, 강 저편 멀리 겹쳐지는 산등성이의 실루엣들....

갑자기 찾아든 상사병에 견딜 수 없어 마눌님과 함께 하동 평사리공원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마침 경주에 내린 폭설로 금욜날 집에 머무르시던 단풍형님으로부터도 연락이 와서 

다시 한번 뭉치기로 약속을 하고 가까이 사시는 삼꾸러기 형님도 방문모드로 함께 하시기로 했지요... 

 

 

결과적으로는 단풍형님 안 오셨으면 캠핑 못하고 모텔에서 잘 뻔 했네요..ㅠ.ㅠ

먼저 도착하신 단풍형님 가라사대

" 관리인도 없고, 화장실도 푸세식에다가, 물도 안 나온다.. 황전으로 가보마.."

잠시 후 다시 연락하신 단풍형님 가라사대

"황전 폐쇄됐다..걍 평사리로 오니라.."

형님께서 캐라반에 물도 채우시고 발전기에 쓸 휘발유까지 마련해서

저희 도착하기 전에 셋팅을 마치셨더군요...

형님...흑흑(=>감사와 감동의 눈물 ㅠ.ㅠ)

넘 감사했고 함께 해서 넘 즐거웠습니다...

 

 

참고로 여기가 수세식 화장실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동파예방을 위해서 지금은 폐쇄되었다 하시더군요..

늦어도 4월이면 화장실 오픈한다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맨날 야경사진으로만 후기를 시작하기 부담스러워 이번에는 첫 화면을 달리 띄워 봅니다.

울 아들 필드에 완전히 적응했나 봅니다.

캐라반을 배경으로 편안한 자세로 망중한을 즐기고 있네요...ㅋㅋ

 

 

서둘러 저도 셋팅을 마치고 쐬주 안주부터 간단하게 준비해 봅니다.

김치찌개도 자글자글 끓이고..

 

 

코스모스 형수님이 가져오신 새우튀김도 튀기고..

간단히 맑은 물 한병을 시작해 봅니다.

일케 간단모드로 첨에 시작하는 이유는........

 

 

바로 요거...

삼꾸러기 형님이 가져오시기로 하신..

이번 이벤트 1등 당첨상품...쨘~~~~!!!!

"주철 그리들"

여기다가 고기를 구워먹기 위해서였습죠...ㅋㅋ

 

 

처음에 기름을 안 먹여서 텐트 안이 연기로 뒤덮였지만....

모두에게 즐거운 입맛을 선사해 주었죠..ㅋㅋ

나중엔 여기다 안동고등어까지 구워먹었지요..ㅋㅋ

 

 

일주일만에 다시 만나는 거지만 우린 여전히 그립답니다.

화창한 미소로 재회의 기쁨을 표현하시는 새벽별 형수님..ㅋㅋ

막내 3호는 자고 있어요..

 

 

모두들 정말 열심히 달렸습니다....

푸세식 화장실을 의식하여 최대한 음주를 자제하려 하신 안지기님들도

매우, 몹시, 아주...

힘차게들 달리시고야 말았지요..^^

 

 

술이 거나해진 늦은 밤...

요새 부쩍 술이 약해져 타박받는 푸른산은..

조금이라도 더 버텨보고자 추운 강변에 나와 밤하늘을 렌즈에 담아 봅니다.

 

강변마을엔 하나 둘 불이 켜지고

별들이 굽어보는 하늘 아래로 강물이 소리없이 흐르네요..

 

 

저 같은 사람도 걍 시인이 되고 싶게 만드는 그런 밤입니다..ㅋㅋ

 

 

 

제가 보고 싶었던 것이 이런 것들이었나 봅니다.

 

 

 

달이 하도 밝아 그림자마처 비치는 그런 밤이었지요..

 

 

그래서 별들이 그렇게 반짝반짝 빛나지는 않았지만...

 

 

휘영청 밝은 달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따뜻하게만 느껴지는 그런 밤이었어요...

더구나 우리 말고는 아무도 없는 말 그대로 전세캠핑이었지요..^^

 

 

텐트에 들어와보니 전기등을 끄고 랜턴을 켜셨더군요..

솔이가 넘 밝아서 잠이 안 온다고 투덜거리는 바람에..ㅋ

하지만 술자리의 분위기는 랜턴이 훨씬 낫지요..

술자리는 계속 되고 전 사진 찍느라 언 몸을 좀 녹인답시고 누웠는데.....

 

 

허걱!!!

벌써 아침이 되었네요..ㅋㅋ

오늘 아침만은 화장실 소식이 안 들리길 바랬지만 싸르르 배가 아파오는 소식에...

푸세식 화장실을 이용할 수 밖에 없었지요..(식사 중이셨다면 죄송합니다...커험 -_-;;)

캠핑 나올 때마다 변비 땜에 힘들다며 투덜거리셨던 단풍형님, 울 마눌님...

이날 모두 화장실에 가셨지요....ㅋㅋㅋ

 

 

술이 약해진 통에 좀 더 일찍 일어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습니다만...

캠핑와서 저만 모르는 일이 생겨간다는 단점도 있더군요...ㅋㅋ

핸펀을 보니 새벽 1시 50분에 울 마눌님이 저에게 전화를 했더군요...

옆에 있는 사람한테 전화할 리 만무하고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횐님들, 수사력을 모아주세요...ㅋㅋㅋ

 

 

전세캠핑이라 미르와 티즈도 눈치 안 보고 맘대로 뛰어다닙니다.

저 멀리 보이시나요?

흠흠... 원본사진에는 제법 커 보였는데.. ㅡ.ㅡ"

단풍형님과 미르와 티즈가 아침 운동 하고 있어염..^^

 

 

조용한 아침 강변의 백사장도 가만히 렌즈에 담아 봅니다.

 

 

이 나룻배도 예전엔 섬진강과 함께 흘렀을까요?

 

 

밝은 햇살 사이로 보는 섬진강은 어젯밤과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일기예보는 춥다고 했는데 여긴 정말 따뜻했답니다.

 

 

이른 철수를 감행하고 달려간 곳은 소설 "토지"의 배경이 되었던

평사리 최참판댁..

 

 

매화나무는 벌써 꽃을 피울 준비를 하는 것인지..

가지마다 새 움이 텄어요..

 

 

황토벽과 창호문이 참 잘 어울립니다...

 

 

최참판댁 앞에서 보면 평사리 들판이 훤히 내려다보입니다...

저 멀리 우리가 묵었던 평사리 공원도 보이구요..

과연 명당은 명당이더군요..

 

 

대문 안으로 성큼 발을 내딛습니다.

 

 

정말 전망 좋은 집이지요? ^^

 

 

좀처럼 사진 찍어 달라 먼저 말하지 않는 솔이가 웬일로다가 먼저 포즈를 취하네요..

박경리 선생님의 포쓰를 느꼈을까요? ㅋㅋ

 

 

크고 널찍한 양반집입니다...

 

 

이렇게 수세미가 매달려 있는 것도 운치가 있더군요..

 

 

마른 옥수수도 알록달록 하구요...

 

 

저번 벽계 구름다리 사건을 알고 계신 분은 아시겠지만..

단풍형님은 호기심 많은 개구장이 기질이 있다고나 하실까....ㅋㅋ

솔이랑 함께 장독대를 조사하고 계십니다..

조사 결과... 안에는 텅 비어있다 하시더군요..^^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툇마루에 앉아 있는 기분이란..

이래서 사람들이 한옥을 찾나 봅니다..

 

 

최참판댁 사랑채입니다. 평사리 들판이 한눈에 내려다보입니다....

 

 

여기 정자에 앉아 동동주나 한잔 때렸으면 싶더군요..

단풍형님께 "자기야~~" 하시던 코스모스 형수님께서

여기 오르시더니 별안간 "여봐라~ 주안상 좀 내오너라" 하시더군요...ㅋㅋㅋ

 

 

 

내려오는 길에 유명한 평사리 들판을 찍어 보았습니다..

멋있게 보이려고 길게 잘랐는데 다음에선 사진이 이 넓이 이상으로는 안 나오더군요..ㅜ.ㅜ;;

 

 

 

다음으로 들른 곳은 화개장터...

 

 

풀빵도 사 먹고..

 

 

약초도 몇가지 산 다음...

 

 

쌍계사로 이동...점심을 먹었지요..

먼저 시원한 동동주 한잔 돌리고~~ 캬아~~! ^0^

 

 

쌍계사를 올라봅니다..

 

 

삼신산 쌍계사...

못 읽는 분 계실까봐 읽어드리는 건 물론 아니구요...^^

걍 떠오르는 멘트가 없길래...ㅋㅋ

 

 

파아란 하늘이 정말 따뜻해 보이지 않나요?

 

 

 

 

단풍형님과 코스모스 형수님은 탑돌이를 하십니다..

덩달아 울 아덜도...ㅋㅋ

 

 

형님, 무슨 소원 비셨어요?

 

 

울 솔이도 두 손 모아 합장하니

제법 진지하게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포근한 햇살이 좋은 그런 오후였습죠..

 

 

 

 

봄이 더디온다 하시는 분들...

이제 봄이 오긴 오려나 봅니다.

동백꽃도 꽃망울이 맺혔습니다...

추운 겨울이었지만 이젠 조금만 참고 기다립시다..^^

 

 

황토벽의 색감은 이런 날 더욱 따뜻하게 느껴지지요...

 

 

나무 위에 올라 장난도 쳐 보고...

 

 

길, 길, 길....

전 길이 좋아요...

 

 

여기 텐트 치면 딱이겠는데..?

화장실이 있으면 좋겠는데....

개수대도요...

몇 팀 모이면 도란도란 잼 있겠다...

낙엽 모아 태우면 잘 타겠네요...

끝도 없이 이어지는 캠퍼들의 대화...

어쩔 수 없는 캠퍼 본능...ㅋㅋㅋ

 

 

오늘은 제법 많이 걸었네요..

텐트 철수하고 다섯시간 넘게 돌아다닌 것 같네요..

다리는 좀 아프지만....

 

 

그래도 앞서거니 뒷서거니

가끔 돌아보고 웃고 이야기 나누는 이 길은

정말 행복하기만 합니다...

교감이란 무엇일까....

요샌 교감이란 단어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그리고 오래도록 곱씹어 생각하게 해 주시는 분들을 참 많이 만납니다..

 

 

요새 제 후기가 너무 길어지고 있습니다...반성중입니다...ㅠ.ㅠ;;

긴 후기 읽어주시느라 지루하신 분들을 위해 이번 주도 퀴즈 하나 나갑니다..

 

[퀴즈]

쌍계초등학교 위의 하얀 동그라미 안에 금빛 나는 저것은 무엇일까요?

 

제일 먼저 맞추시는 분께는 이강주 한병 선물로 나갑니다.^^

(정답 아시는 단풍형님, 코스모스형수님 제외..ㅋㅋ)

 

 

 

주변에 볼거리도 많고 무엇보다 경치가 아름다운 섬진강변 평사리공원의 1박2일 캠핑도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네요..

화장실 개방하고 수돗가에 물 나오는 따뜻한 봄날

여기서 함 모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보트도 띄우고 물놀이, 모래놀이도 하면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구요...

여름엔 다소 그늘이 없어 땡볕이 부담스럽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이번 주 출정을 만류(?)하신 많은 분들이 있었지만...

꿋꿋이 또 나가고 말았네요...^^

담엔 또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하는 기회가 있기를 바라며..

후기를 마무리합니다..^^